맥주 여행만으로도 가볼만한 나라, ‘리투아니아’의 대표 맥주 ‘볼파스엔젤맨’(2023-02-01) : 트랜스포터 기획 인터뷰 기사
맥주 여행만으로도 가볼 만한 나라, 리투아니아
‘유럽 맥주 여행’하면 공식처럼 떠오르는 나라는 독일, 벨기에, 영국 같은 서유럽 나라일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는 마흔 개가 넘는 국가가 있고, 맥주와 함께 한 오랜 역사만큼이나 나라마다 다양한 맥주와 문화가 있다. 특히 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리투아니아(Lithuania)는 인구가 인천시와 비슷한 30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생생하고 독특한 맥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그곳에 맥주가 있었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꿀로 빚은 미드(mead)라는 술을 주로 마셨으나, 11세기경 맥주가 전해지고, 14세기에 이르러서는 가장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술은 맥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인 빌니우스(Vilnius)에는 아직도 맥주의 신, ‘라구티스(Ragutis)’ 를 모시는 제단이 남아있을 정도로 맥주는 오랫동안 리투아니아 마을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술로서 지역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과거 북유럽의 대부분의 농부는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옷과 빵, 치즈 등을 만드는 것처럼 맥주를 직접 만들었다. 산업용 라거의 등장으로 수많은 농가의 에일 제조 전통이 소실되었을 때나, 소비에트 연방국에 병합되어 한동안 양조가 금지되었을 때도 꿋꿋이 전통을 이어간 것이 바로 리투아니아의 농부였다. 집집마다 술을 담그던 한국의 가양주 문화처럼 리투아니아 일부 농가에서는 아직도 천 년 이상 이어온 전통 방식으로 맥주를 자가 양조해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맥주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독특한 양조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 양조법에서는 맥주를 끓인 후, 효모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터링 과정을 거치는 반면, 리투아니아의 농가 에일 (farmhouse ale) 은 대부분 끓이지 않으며, 필터링도 하지 않는다. 맥아를 직접 볶고 구운 몰트(malt) 빵을 으깨어 맥주를 만들기도 하고, 뜨거운 돌을 수시로 넣으며 맥즙을 우려내기도 한다. 홉은 집 뜰에서 딴 야생 홉을 쓰거나, 레드 클로버, 완두콩, 라즈베리 줄기, 구운 대마 씨앗 등의 지역 재료가 맥주에 첨가된 비밀 레시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효모 또한 집안 대대로 내려온 효모 종균을 우물에 보관하며 그 특유의 맛을 전승하기도 했다니, 산업화 이전의 맥주 맛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흥미로운 나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일은 맥주 애호가조차 이제껏 마셔온 그 어떤 맥주와 비교할 수 없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맛이라고 평하는 것을 볼 때, 기존의 맥주 카테고리로 단순하게 분류하여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양조 방식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매우 짧은 편이어서 수출이 힘들기 때문에 직접 리투아니아를 방문해서 맛볼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 몇 해 전, 미국의 타임스지에서 맥주 여행만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유럽 나라로 벨기에, 독일과 함께 리투아니아를 꼽은 것도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2022년 6월부터 한국 대사로 임명되어 리투아니아 대사관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대사관님, 리카드다스 쉴레파비치우스(Ricardas Slepavicius)와 함께 리투아니아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리투아니아 맥주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인터뷰 시작)
리투아니아 맥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투아니아는 포도가 잘 자라기 힘든 북유럽 기후의 특성상 전통적으로 와인보다는 맥주가 발달하였습니다. 과거 북유럽 지역에서는 농부들이 직접 빵과 맥주를 만들었지만, 그런 전통은 결국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서는 아직도 전통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리적인 특성상 품질 좋은 홉, 맥아가 생산되며, 깨끗한 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맥주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재료를 활용하여 양조하는 맥주는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주 전통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맥주를 직접 만드는 소규모 양조 펍이 모여있는 ‘비르자이’ (Biržai)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맥주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브루어리 투어를 하면서 리투아니아 맥주만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독특한 맥주 양조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 리투아니아의 인구는 300만여 명이지만, 현재 약 40개의 브루어리가 300종이 넘는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오천만 인구의 한국에는 약 160여 개의 브루어리가 있다.
일상에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맥주 문화는 어떤가요?
주로 친구들과 펍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집에서 축구나 농구를 보면서 마시기도 합니다. 특히, 농구는 유러피안 챔피언십에서 3번이나 우승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아틀란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상할 정도로 잘하고 인기가 있어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농구를 보며 맥주를 즐기는 일이 많습니다. 아마도 스포츠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점은 한국과도 비슷할 것 같네요.
한국에는 ‘치맥’, ‘피맥’ 같은 맥주와 안주 조합이 있는데, 리투아니아에서는 맥주와 함께 어떤 음식을 즐겨 먹나요?
호밀 빵을 튀겨 치즈와 먹거나, 또는 소금을 뿌려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매운 치즈, 소시지, 스모크 햄 등도 즐겨 먹습니다. 그리고 리투아니아에선 조금 특이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돼지 귀입니다. 돼지 귀를 먹을 때는 훈제를 하거나 수육으로 먹는데, 한국의 김치와 비슷한 리투아니아 양배추절임을 곁들여 먹습니다. 훈제 생선, 훈제 햄, 훈제 소시지, 훈제 치킨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훈제한 음식을 안주로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생산된 맥주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나요?
리투아니아에서 생산하는 맥주의 3분의 1이상을 해외로 수출합니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리투아니아 맥주를 찾으실 수 있고, 한국에서도 ‘볼파스엔젤맨’과 같은 리투아니아 맥주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덕분에 리투아니아 맥주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거나 소개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대사님께서는 어떤 종류의 맥주를 제일 즐겨 마시고 좋아하시나요?
한국에서는 당연히 리투아니아 맥주인 볼파스엔젤맨 맥주를 먹습니다. 평소에는 가벼운 라거 맥주를 즐겨 마시고, 음미하며 마시고 싶을 때는 IPA도 마시지만, 저는 사실 흑맥주를 제일 좋아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리투아니아에 돌아갈 때마다 매번 새로운 맥주를 마셔보고 있습니다. 펍에 방문하게되면 자체 양조한 수제 맥주도 맛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리투아니아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들이 리투아니아에 여행을 간다면 추천하는 여행지가 있을까요?
리투아니아는 산림지대와 호수가 많은 매우 친환경적인 나라로, 지역마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이 무척 많습니다.
우선은 리투아니아의 수도이자 16세기에 동부 유럽의 대도시였던 빌니우스(Vilnius)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지에 가보면 화려한 바로크 스타일의 건축물이 많습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도시 내에서 열기구를 띄울 수 있는 곳이라 아침에 일어나면 하늘이 열기구로 가득 차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도 빌니우스와 가까운 트라카이(Trakai)라는 도시는 호수 한가운데 고딕 양식의 성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농구의 성지이자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인 옛 수도 카우나스(Kaunas)도 있습니다. 유서 깊은 이 도시는 전쟁 전 유럽의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이 잘 보존되어 동유럽 도시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리투아니아 남부도 추천하는데, 이곳의 물은 미네랄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리투아니아 맥주의 맛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좋은 품질의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맥주를 양조할때는 정제수를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물이 좋은 맥주를 만드는 원료라고 생각합니다. 맥주를 너무 마셔서 속이 안 좋고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는 (농담), 십자가의 언덕(Hill of Crosses)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수 세기에 걸친 리투아니아의 로마 가톨릭교회의 역사와 리투아니아인의 독립 정신을 대표하는 순례지로서 언덕에 수많은 크고 작은 십자가들이 박혀 있는 곳입니다. 그 외에도 해변과 리조트가 있는 휴양도시인 팔랑가(Palanga)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 또는 리투아니아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을까요?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미지를 탐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네요. 리투아니아 사람들 또한 개방적인 편이라 새로운 것이 있으면 항상 경험해보려 합니다. 그러한 점이 맥주에도 반영이 되어 리투아니아에 다양한 지역 맥주와 크래프트 맥주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한국 학생을 만나 이야기하던 중에 저에게 서유럽과 (리투아니아가 있는) 중앙 유럽의 차이점이 어떤 것인지 묻더군요. 유럽은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가 있고 그 나름대로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또 다른 유럽을 보고 싶다면, 리투아니아로 오세요. 다양한 역사와 문화, 음식, 맥주와 같은 즐길 거리로 가득한 곳입니다. 일단 방문하기만 한다면 곧 리투아니아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상상 그 이상의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마무리)
높은 품질의 세계적인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강국, 리투아니아
전 세계에 리투아니아 맥주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난 10년간 리투아니아를 찾는 맥주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리투아니아는 수 세기에 걸쳐 양조 기술과 함께 맥주 문화를 지켜온 국민들의 저력으로 오늘날 수많은 국제적인 상을 받은 높은 품질의 세계적인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강국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리투아니아 맥주는 볼파스엔젤맨이 유일하다. 출시된 캔을 보면 상단 부분에 여러 개의 동그란 메달 이미지가 있는데,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수상한 메달 이미지를 넣은 것이라고 한다. 볼파스엔젤맨은 현재 기본적인 클래식한 맥주 라인업만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현지에서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라인업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논알코올 맥주와 음료까지 출시하고 있는 브루어리이다. 2023년부터 기존 맥주에 더해 크래프트 맥주 라인업까지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참고 : https://www.instagram.com/p/Coa7lGNBHq0/?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
해당 인터뷰 기사는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와 함께 진행한 기획 인터뷰 기사입니다. (작은글씨로)
맥주 여행만으로도 가볼 만한 나라, 리투아니아
‘유럽 맥주 여행’하면 공식처럼 떠오르는 나라는 독일, 벨기에, 영국 같은 서유럽 나라일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는 마흔 개가 넘는 국가가 있고, 맥주와 함께 한 오랜 역사만큼이나 나라마다 다양한 맥주와 문화가 있다. 특히 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리투아니아(Lithuania)는 인구가 인천시와 비슷한 30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생생하고 독특한 맥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그곳에 맥주가 있었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꿀로 빚은 미드(mead)라는 술을 주로 마셨으나, 11세기경 맥주가 전해지고, 14세기에 이르러서는 가장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술은 맥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인 빌니우스(Vilnius)에는 아직도 맥주의 신, ‘라구티스(Ragutis)’ 를 모시는 제단이 남아있을 정도로 맥주는 오랫동안 리투아니아 마을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술로서 지역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과거 북유럽의 대부분의 농부는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옷과 빵, 치즈 등을 만드는 것처럼 맥주를 직접 만들었다. 산업용 라거의 등장으로 수많은 농가의 에일 제조 전통이 소실되었을 때나, 소비에트 연방국에 병합되어 한동안 양조가 금지되었을 때도 꿋꿋이 전통을 이어간 것이 바로 리투아니아의 농부였다. 집집마다 술을 담그던 한국의 가양주 문화처럼 리투아니아 일부 농가에서는 아직도 천 년 이상 이어온 전통 방식으로 맥주를 자가 양조해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맥주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독특한 양조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 양조법에서는 맥주를 끓인 후, 효모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터링 과정을 거치는 반면, 리투아니아의 농가 에일 (farmhouse ale) 은 대부분 끓이지 않으며, 필터링도 하지 않는다. 맥아를 직접 볶고 구운 몰트(malt) 빵을 으깨어 맥주를 만들기도 하고, 뜨거운 돌을 수시로 넣으며 맥즙을 우려내기도 한다. 홉은 집 뜰에서 딴 야생 홉을 쓰거나, 레드 클로버, 완두콩, 라즈베리 줄기, 구운 대마 씨앗 등의 지역 재료가 맥주에 첨가된 비밀 레시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효모 또한 집안 대대로 내려온 효모 종균을 우물에 보관하며 그 특유의 맛을 전승하기도 했다니, 산업화 이전의 맥주 맛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흥미로운 나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일은 맥주 애호가조차 이제껏 마셔온 그 어떤 맥주와 비교할 수 없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맛이라고 평하는 것을 볼 때, 기존의 맥주 카테고리로 단순하게 분류하여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양조 방식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매우 짧은 편이어서 수출이 힘들기 때문에 직접 리투아니아를 방문해서 맛볼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 몇 해 전, 미국의 타임스지에서 맥주 여행만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유럽 나라로 벨기에, 독일과 함께 리투아니아를 꼽은 것도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2022년 6월부터 한국 대사로 임명되어 리투아니아 대사관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대사관님, 리카드다스 쉴레파비치우스(Ricardas Slepavicius)와 함께 리투아니아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리투아니아 맥주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인터뷰 시작)
리투아니아 맥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투아니아는 포도가 잘 자라기 힘든 북유럽 기후의 특성상 전통적으로 와인보다는 맥주가 발달하였습니다. 과거 북유럽 지역에서는 농부들이 직접 빵과 맥주를 만들었지만, 그런 전통은 결국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서는 아직도 전통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리적인 특성상 품질 좋은 홉, 맥아가 생산되며, 깨끗한 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맥주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재료를 활용하여 양조하는 맥주는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주 전통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맥주를 직접 만드는 소규모 양조 펍이 모여있는 ‘비르자이’ (Biržai)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맥주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브루어리 투어를 하면서 리투아니아 맥주만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독특한 맥주 양조 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 리투아니아의 인구는 300만여 명이지만, 현재 약 40개의 브루어리가 300종이 넘는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오천만 인구의 한국에는 약 160여 개의 브루어리가 있다.
일상에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맥주 문화는 어떤가요?
주로 친구들과 펍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집에서 축구나 농구를 보면서 마시기도 합니다. 특히, 농구는 유러피안 챔피언십에서 3번이나 우승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아틀란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상할 정도로 잘하고 인기가 있어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농구를 보며 맥주를 즐기는 일이 많습니다. 아마도 스포츠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점은 한국과도 비슷할 것 같네요.
한국에는 ‘치맥’, ‘피맥’ 같은 맥주와 안주 조합이 있는데, 리투아니아에서는 맥주와 함께 어떤 음식을 즐겨 먹나요?
호밀 빵을 튀겨 치즈와 먹거나, 또는 소금을 뿌려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매운 치즈, 소시지, 스모크 햄 등도 즐겨 먹습니다. 그리고 리투아니아에선 조금 특이한 음식이 있는데, 바로 돼지 귀입니다. 돼지 귀를 먹을 때는 훈제를 하거나 수육으로 먹는데, 한국의 김치와 비슷한 리투아니아 양배추절임을 곁들여 먹습니다. 훈제 생선, 훈제 햄, 훈제 소시지, 훈제 치킨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훈제한 음식을 안주로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생산된 맥주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나요?
리투아니아에서 생산하는 맥주의 3분의 1이상을 해외로 수출합니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리투아니아 맥주를 찾으실 수 있고, 한국에서도 ‘볼파스엔젤맨’과 같은 리투아니아 맥주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덕분에 리투아니아 맥주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거나 소개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대사님께서는 어떤 종류의 맥주를 제일 즐겨 마시고 좋아하시나요?
한국에서는 당연히 리투아니아 맥주인 볼파스엔젤맨 맥주를 먹습니다. 평소에는 가벼운 라거 맥주를 즐겨 마시고, 음미하며 마시고 싶을 때는 IPA도 마시지만, 저는 사실 흑맥주를 제일 좋아합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리투아니아에 돌아갈 때마다 매번 새로운 맥주를 마셔보고 있습니다. 펍에 방문하게되면 자체 양조한 수제 맥주도 맛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리투아니아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들이 리투아니아에 여행을 간다면 추천하는 여행지가 있을까요?
리투아니아는 산림지대와 호수가 많은 매우 친환경적인 나라로, 지역마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이 무척 많습니다.
우선은 리투아니아의 수도이자 16세기에 동부 유럽의 대도시였던 빌니우스(Vilnius)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지에 가보면 화려한 바로크 스타일의 건축물이 많습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도시 내에서 열기구를 띄울 수 있는 곳이라 아침에 일어나면 하늘이 열기구로 가득 차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도 빌니우스와 가까운 트라카이(Trakai)라는 도시는 호수 한가운데 고딕 양식의 성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농구의 성지이자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인 옛 수도 카우나스(Kaunas)도 있습니다. 유서 깊은 이 도시는 전쟁 전 유럽의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이 잘 보존되어 동유럽 도시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리투아니아 남부도 추천하는데, 이곳의 물은 미네랄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리투아니아 맥주의 맛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좋은 품질의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맥주를 양조할때는 정제수를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물이 좋은 맥주를 만드는 원료라고 생각합니다. 맥주를 너무 마셔서 속이 안 좋고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는 (농담), 십자가의 언덕(Hill of Crosses)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수 세기에 걸친 리투아니아의 로마 가톨릭교회의 역사와 리투아니아인의 독립 정신을 대표하는 순례지로서 언덕에 수많은 크고 작은 십자가들이 박혀 있는 곳입니다. 그 외에도 해변과 리조트가 있는 휴양도시인 팔랑가(Palanga)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 또는 리투아니아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을까요?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미지를 탐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네요. 리투아니아 사람들 또한 개방적인 편이라 새로운 것이 있으면 항상 경험해보려 합니다. 그러한 점이 맥주에도 반영이 되어 리투아니아에 다양한 지역 맥주와 크래프트 맥주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한국 학생을 만나 이야기하던 중에 저에게 서유럽과 (리투아니아가 있는) 중앙 유럽의 차이점이 어떤 것인지 묻더군요. 유럽은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가 있고 그 나름대로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또 다른 유럽을 보고 싶다면, 리투아니아로 오세요. 다양한 역사와 문화, 음식, 맥주와 같은 즐길 거리로 가득한 곳입니다. 일단 방문하기만 한다면 곧 리투아니아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상상 그 이상의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마무리)
높은 품질의 세계적인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강국, 리투아니아
전 세계에 리투아니아 맥주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난 10년간 리투아니아를 찾는 맥주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리투아니아는 수 세기에 걸쳐 양조 기술과 함께 맥주 문화를 지켜온 국민들의 저력으로 오늘날 수많은 국제적인 상을 받은 높은 품질의 세계적인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강국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리투아니아 맥주는 볼파스엔젤맨이 유일하다. 출시된 캔을 보면 상단 부분에 여러 개의 동그란 메달 이미지가 있는데,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수상한 메달 이미지를 넣은 것이라고 한다. 볼파스엔젤맨은 현재 기본적인 클래식한 맥주 라인업만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현지에서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라인업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논알코올 맥주와 음료까지 출시하고 있는 브루어리이다. 2023년부터 기존 맥주에 더해 크래프트 맥주 라인업까지 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참고 : https://www.instagram.com/p/Coa7lGNBHq0/?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id=MzRlODBiNWFlZA==
해당 인터뷰 기사는 맥주 잡지 ‘트랜스포터’ 와 함께 진행한 기획 인터뷰 기사입니다. (작은글씨로)